11월
가을을 보내며
이은 아네스
2008. 11. 25. 01:29
11월 16일 조카 결혼식 다녀오다 돌아오면서
고속도로나 진입로 주변을 쌩쌩 달리는 차속에서
창문도 닫은 채 사진이 어떻게 나오는지
상관없이 그냥 셔트를 마구 눌러 보았다.
아쉬움을 남기려 가을이 내게 손흔들며
꼬리를 내리니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 지 몰라
마음껏 셔트를 누르며 애교를 떨었다.
산에 오르지를 못해 참 궁금했는데
이미 앙상한 나무와 곱게 물든 단풍
유난히 키가 큰 노란 은행나무
방음벽을 타오르는 빨간 담쟁이들
가을의 끝에서 모두들 멋있게 옷을 갈아 입고
떠날 채비를 끝내고 있었다.
온전한 건 없지만 그날 바라본 풍경은 떠나는
마지막 가을 환송식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