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닷새만에 옛 작업실 친구와 다시 송정을 찾았다.
며칠사이에 북적되던 백사장의 연인들과 아이들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모래사장은 이미 붉은부리갈매기가 주인공이 되었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적한 평일이라 쉬엄 쉬엄 몰아대는 파도소리가 리듬을 탄다.
바다 물결을 스르르 타며 윈드써핑을 즐기는 멋쟁이가 보인다.
마치 곤충의 날개처럼 보이는 빨간 써핑보드를 타고 있다.
예전에 해운대나 요트경기장 주변에서 자주 보이곤 했는데
송정에도 부쩍 윈드써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아마도 근처에 세일링 클럽이 있나보다.
모래사장 멋진 곳을 붉은부리갈매기가 차지하고
자기네들끼리 해변의 낭만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바라보는 나의 눈엔 행복한 갈매기들이 가득하다.
죽도공원끝에 작은 바위들과 정자가 보인다.
홀로 고독을 즐기는 갈매기가 있어서 셔터를 누른다.
시키는대로 포즈를 취하는 참 착한 갈매기이다.
그래서 갈순이라 부르기로 했다.
갈순아! 참 착하지~ 이제 앞으로 볼래~ 했더니
착하게도 말도 참 잘 듣는다.
귀엽기도 하다.
하얀 깃털을 연노랑으로 염색하면
앞모습만 보면 어릴 때 같이 놀던 노랑 병아리랑 똑같을거다.
자꾸 만져서 죽어버린 노랑병아리가 생각난다.
하얀 레이스를 걸친 파도와 속삭이며 붉은부리갈매기들은
송정에서 윈드써핑도 감상하며 낭만이 깃든 행복한 오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