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송정의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는 내 귀를 맴돌고
하얀 풍경으로 들떠있는 나의 마음은 바다에 푹 젖어들었다.
부푼 가슴을 잠재우지 못하고 증폭된 더 높고 세찬 파도를 담으려는
기대를 안고 속도를 내니 어느새 용궁사를 지나 동암마을로 들어선다.
파도가 굽이치는 절경이 포착되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그제서야 감동의 하얀 축제에 초대된 것을 알았다.
기대했던대로 삼켜버릴 듯한 파도가 정말 대단하다.
바람소리는 내 귀를 푹푹 때리고
차에서 내리니 눈을 바로 뜰 수가 없다.
바람이 잦아들면 내려서 셔트 누르고 그리고 타고 또 내리고....
굵은 빗방울이 내리면 차안에서 창문내려 찍기를 반복한다.
바다와 하나되어 비를 맞으며 셔트를 눌러댄다.
하얗고 푸른 아름다운 바다 작품이다.
광란의 바다는 부서지는 하얀 물방울들의 처절한 유희이다.
하얀 물방울 하나에 답답한 마음 터뜨리고
하얀 물방울 둘에 끌어 오르는 설움 쏟아내고
모든 앙금 쓸어내면
하얀 물방울에 환한 기쁨이 솟아 오른다.
하얀 물방울이 모두 모여 연출한 이 아름다운 환상적인 축제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하얀 파도와 대화를 나누며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카타르시스에 이르고
맑고 순수한 마음이 되어 바다여행에서 돌아온다.
오랜만에 멋진 파도를 즐기며 멋있는 오후를 즐겼다.
옷엔 비가 촉촉이 젖어 있고 내마음도 촉촉하게 젖어있다.
나른하고 행복하다.
즐겨 듣는 92.7MHz FM은 클래식에서 이미 팝으로 바뀌었고
지금 샹송 'Paroles Paroles/달콤한 속삭임'이 연주음악으로 흐르고 있다.
정말 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