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지고..
서운암 연못을 지나 조금 위로 오르니
붉은인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얀 인동덩굴을 얼마전에 보고 친해졌는데
돌담사이를 비집고 나온 붉은인동을 보니
친한 친구 만나듯 참 반가웠다.
꽃잎 빛깔이 화려한 꽃분홍으로 참 매혹적이다.
여고시절에 서대신동 운동장에서 전국체전이 열렸을때
이웃에 위치한 우리학교가 오픈행사에서 마스게임을 했었다.
그때 단체복이 노출이 심한 옷이라 남고생들이 쳐다보면
부끄러워서 엄마야! 고함치며 숨던 때가 생각난다.
그 무용복이 꼭 붉은 인동의 매혹적인 꽃분홍빛이었고
우린 환상적인 마스게임을 끝내고 즐거워했었다.
붉은인동은 나를 그리운 여고시절로 보내준 고마운 꽃이었는데....
돌담사이에 끼여서 그런지 때죽나무처럼 아래를 내려다보는 꽃잎을
애써 담으려다 꽃잎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똑 떨어지는 순간..
내 카메라의 렌즈는 뿌옇게 변해버렸다.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이상한 사진이 많은건
모두 사랑스런 붉은인동 덕분이다.
꽃말
붉은인동: 헌신적인 사랑 인동덩굴: 아버지의 사랑
5월에 올린 인동덩굴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