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에서 푸른 하늘에 둥실 떠 있는 하얀 구름과
도란도란 속삭이며 살랑대는 갈대사이에 끼어
모처럼 상쾌한 오후이다.
장소마다 갈대가 제각기 달라 보이는게 신기하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 땅의 영양상태와 주위 환경에 따라
참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얘들은 훤칠한 키에 숱도 풍성하고 튼실한게
무척 탐스러워 보인다.
키다리 갈대사이로 거닐며
갈대와 하얀 구름이 나누는 얘기도 엿듣고
노래도 부르고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
그리스 신화에서, 님프인 시링크스가 목신인 판에 쫓기다가 갈대로 변신하였는데
판이 이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그녀를 그리워하며 불었던 데서
갈대를 음악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당나귀귀를 가진 미다스왕의 비밀을 안 이발사가 구덩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 속삭이고는 흙을 덮고 후련해 하였는데
구덩이 위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면서 이 비밀을 누설하였다는 설화가 있다.
설화에 연유해 갈대는 밀고와 무분별의 비유에 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갈대
학명[Phragmites communis Trin.]:외떡잎식물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